말랑말랑

2015. 5. 8.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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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가 뛴다.
  기억은 잠깐 스쳤다.

  망가질 것 생각 하지 않고 한마디 두마디 꺼내려고 하다보면 어느새 또다시 울컥하고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처음에 당신이 그런 내 모습을 봤을 때에는, 마치 자기가 놀리던 어린 여자아이가 울어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남자애처럼 벙 찐 채로 땀을 흘렸었다.
  그런 당신이었고 그런 나였다.
  그렇게 뽈뽈뽈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당신은 내 얼굴에 부풀어있는 두 볼을 가볍게 어루만지고는 두 손으로 감싸 안아주었다. 입을 적게벌리고 울게 된다.

  얇은 나무처럼 단단한 네 손을 쥐고, 애써 눈을 떠 당신을 보니, 당신은 웃고있네요? 내가 그리도 이상해 보였을까.

  그러나 그는 말한다.
  말랑말랑 하다고. 귀엽다고.
  그런 말 하기 전에 내 말이나 들어볼 것이지, 나는 속으로 반항하며 손을 내젓는다.
  그러나 나는 이미 눈물 하나 둘 떨구며 웃는다. 이미 진정되어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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