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on 2

2014. 5. 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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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는 않았다. 지금 내가 허공에 떠있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내 머리는 차분하면서도 멍했다. 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정말로, '아, 내가 떠 있네?' 하고 느껴질 뿐.

 내 앞에 서 있는 꼬마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방금전까지 부모님과 놀이공원에 간다는 것에 매우 기뻐했던 아이였다. 여자애였는데, 이제 한 6, 7살 쯤 먹은 것 같다. 귀여울 나이지.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입가에 미소가 스며들어 있고 눈꼬리가 웃고 있다. 그 얼굴이 귀엽다. 미안해.

 시간이 쭉 늘어나고 있다. 찰나동안 주변의 모든 정보가 머리에 한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모든것을 인식할수 있는 이 1초를 가치있게 여긴다. 나는 여전히 떠 있으니까.

 이상하게도 청각이 좀 늦다. 쇠를 깎아 긁어내는 소리가 아래에서 꿰찔러 올라왔다. 몸에 박히는 소리가 들렸을 때, 아이고, 내 눈이 망가지고 말았는지 더이상 빛을 못 본다.


 한 순간이다.

 한 순간 떠오른다. 선택의 이유를 정하지 않았다. 충동적이기에 무섭다. 맙소사. 

 난 지금 서서히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다. 온 세상이 내게 부딪쳤다.


 분명 빛은 보이지 않았는데, 두 검은 선이 눈 앞까지 가까워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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