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17 내 생애 첫 단식

2020. 6. 1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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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는, 지금까지의 단식은 내가 아프거나 내가 선택했을 때의 단식들이었다면, 오늘은 내 생에 처음으로 하루 세 끼 전부 내가 원치도 않았는데 굶은 경우가 되겠다.

 

 
  아침은 먹을 시간이 없고, 7시까지 출근이니까. 이야아, 나 진짜 사무실에 7시까지 도착한다고? 미쳤다. 

  다들 점심이라 부르는 시간에 나도 편의점에 가서 먹을 빵을 어떻게든 사 왔다. 회사에서는 점심시간 따로 두지 않고 내내 일이 돌아간다. 인원이 적은데다가 일의 성격상 점심시간이 존재할 수 없다. 아니, 사실 사무실에 두 명 더 있지만, 나같이 의뢰가 들어오는 족족 전화 받고 작업 들어가야 할 위치(?)가 아닌건지, 작업이 밀려서 '도움!'을 외쳐야 그때 하나 두개 정도 도와주는 수준. (다른 여러 일들을 하신다 하니 그렇다 치자)

  근데, 사실 그분들한테 다른 생각은 안 들어. 다른 건 몰라도, 오전에 일 한창 몰려 들어올 때  4시간만이라도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하는 거지. 일을 같이 할 사람을 좀 뽑아달라는 거지. 아주 요즘에 사람은 부족한데 그럼에도 어쨌든 실질적으로는 사무실이 돌아가고 하니까, 혼자 어떻게든 다 받으니까 하루하루 그렇게 넘어가고 그러니까 아 어영부영 일 처리 되는구나 하는건지 ㅡㅡ


   어쨌든 점심은 못 먹고 내일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놓고 집에 옴. 사 놓고 책상 위에 올려놓고 먹을 타이밍을 보는데 짬이 안 생기고 어. 


 그리고 집에 오면서 뭘 사 먹자니 바로 집에 오고싶고 해서 바로 버스 타고.

  집에 와서 급한 일 마무리 하니 10시 조금 안 돼서 마무리.



  허허 탄수화물로 저녁을 먹기엔 늦었따. 그렇다고 배를 채울 간식같은것도 없다.


 

 

 

  내가 이런 식으로 내 이야기를 주절 주절 써 내려간 적이 그다지 없는데.

  어제 오늘 나는 쫌 불쌍하게 살았다 요 근래 들어서 가장 불쌍한 이틀이었다 

 

  왜 이틀이냐 하면,

  위와 같은 상황 속에서 점심을 먹었다는 것만 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드는거지.

  내가 그렇게 뭔 막, 엄청 고생하고 사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한테 치여서 사는 것도 아닌데도 이런 스트레스라면, 사람들, 어린 사람들, 나이 있는 사람들 도대체 어떻게 사는건가 싶고.

  아 그래서 다들 그렇게 화와 여유의 고갈 속에서 날 세우며 사는건가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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