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20150818
2015. 8. 1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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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밭에는 지금가지 우리 집에서 살다 간 동생들이 묻혀있어.
곰지야 오늘은 네가 묻혔구나.
그 큰 눈을 이제 어디서 볼까.
사진으로 남은 네 어린 모습이나 보면서
껄껄 울음이나 참아야지.
너를 위해 든 삽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앞으로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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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1
어머니께서 간밤에 깨셔서
새벽같이 까맣고 조용한 공간에서 그저 누워 계신 채로
한 시간동안 잠에 들지 못하셨다는 이야기를
웃으시면서 하셨다.
그때 이래로 몸이 더 안 좋아지셨는지 계속
목을 가누시는 모습도 보였다.
어머니께서는 곰지가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신 것이
너무도 충격적이셨고,
너무도 무서우셨던 것이다.
끊어져가는 숨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지켜보기만 해야 하셨고,
마치 영화에서처럼 소리만 질러야 했을 부분을 꾹 참으시면서 그저
곰지야 곰지야
얘 어떡해 귀섭아
아 아 어떡해 어떡해
하시면서 공황에 빠지셨으니
엄마 속에 스트레스가 얼마나 고여 있을까.
엄마는 눈으로만 오열하셨다.
어머니한테 어떻게든 그 자리를 벗어나게 했어야 했다.
곰지가 죽는걸 보시지 못하도록 했어야 했다고 나는 반성한다.
곰지가 어머니 마음에 못을 박았다.
그대로 쭉 아래로 그어 찢지만 않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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