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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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거미 - 2
거 미 2 무릇 새벽은 피부가 곤두서게 서늘한 법이다. 얼굴을 스치는 냉기에 정신이 들었다. 잠이 들어있던 만큼 체온을 잃었으니, 이불 속으로 몸을 웅크리며 파고 들었다. 돌아다닐 사람도 없을 터인데, 누런 가로등 빛 아래에 무엇인가를 보기라도 했는지 멀찍이서 개가 짖는다. 그 소리가 밤하늘 아래, 건물들 사이로 울려 퍼졌다. 때때로 차가 지나가는 소리와 경쟁이라도 하는 듯 싶었다. 벽걸이 시계의, 공기를 저미는 소리만큼 거슬리지는 않았지만. 물을 마시고싶어 일어났다. 징그러운 팔들을 들어 기지개를 켰다. 등에서부터 손끝까지 뼈가 제자리를 찾는 듯한 소리가 났다. 배를 긁적이고는 자리에 일어나 냉장고 앞으로 걸어갔다. 아침이 되려면 아직 좀 더 고요해야 하나? 저 산 뒷쪽 깊숙이 해가 기어올라오고 있을것..
문[文]/거미
2017. 3. 24. 0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