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맑은 하늘과 바람이 부는 어느 봄 날에, 당시 네덜란드 독립 전쟁이 막 끝난 후에. 기갈이 영육간의 피폐를 고조시킬 때에. 당시 마가렛으로 불린 그는 1575년 그 나라 북부 지역에 건립된 레이덴 대학교에 연이 닿을 수 있었다. 그 학교는 당초 레이든 시민들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이었다. 거기에 마가렛이 엮이게 된 것 뿐이다. 마가렛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무척이나 이색적인 용모였기 때문에 다른 누구의 눈에도 띄고 싶지 않았다. 배움의 나라.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에 열심인 나라. 호기심은 그들의 기본 소양이었다. 마가렛에 대한 그 호기심을 가진 어린 사람 중에, 그도 있었다. 친애 하는 샤를로트. 단 하나를 향한 지나친 호기심은 좋지 않아요. 그대의 이전 세대가 하는 일들이 큰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답니다. ..
지주는 재키 인형을 좋아합니다. 잔뜩 사놓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요. 그래서 한 달에 한 개 이하로 구입하곤 합니다. 월급 들어왔을 때. 구입한 재키를 두는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 술병이 진열되면 예뻐 보일 그 유리장에 재키들이 앉아있습니다. 그 안을 재키의 별장으로 꾸며놓았습니다. 작은 테이블과 찻잔, 서재, 윗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 화분 등등. 지주는 재키와 함께 놉니다. 거미줄이 재키에게 힘을 주어 움직이게 도와줍니다. 잘 시간이 되면 때때로 퇴근 시켜줍니다. 재키는 재키의 침대에서 잡니다. 하지만 재키의 침대에서 자는 날보다, 지주의 침대에서 자는 날이 더 많습니다. 퇴근 아니잖아, 그럼. 지주는 재키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 재키를 접기도 합니다.
ps. 재키는 이 아이.
오른쪽은 비스듬한 옆얼굴을, 다른 그림을 참고해서 그려봄. 머리카락은 엉망.
ː 거미. 증발. 새벽에 잠을 깨는 일은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익숙한 것도 아니다.오늘도 마찬가지겠다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직 공기가 서늘한데도, 찬물이 마시고 싶었다. 이불 속에 파묻힌 채로 바닥에 누워있는 언니(호 : 아려(雅麗 품이 아름답고 고음) / 이름 : 라온)를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왔다.부엌 천장의 형광등을 켜고, 살금살금 걸어 소리 나지 않게 컵을 들고, 물 따라 마시고. 깊은 폐부 속에 뭉친 차가운 숨을 조용히 몰아쉬고.그렇게 정신없이 일련의 행동들을 무의식적으로 해내고는, 지주는 그때서야 몽롱한 잠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전 3시 2분.컵을 싱크대 상판에 점잖이 올려는 놓지만, 심기는 차분하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몽롱한 기분으로 흔들거리며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