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cil Patrick - 나는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2015. 3. 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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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애하는 공작님께.



 먼저, 이 자리를 빌어, 주께서 공작님께 무한한 영광과 사랑, 그리고 성령의 힘으로 앞날을 번창케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런 나날 속에 언제나 평강이 자리 하여서, 공작님의 나날이 행복으로 빛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편지로 인사를 드리게 된 건 처음이라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그저 편지를 전해드리는 역할을 했을 뿐, 감히 공작님의 총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 조차 하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파티에 이렇게 초대되어, 지금까지 약 1주일간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공작님의 아량으로, 전 이번 1주일을 너무도 특별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좋은 휴가였습니다.


 공작님께서 주신 만년필, 잘 받았습니다. 저택에 들어오자마자 볼 수 있었던 쪽지에 적혀있던 말이 대체 어떤 의미였던 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저는 저 나름대로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인데, 이렇게나 큰 선물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저와 함께 소원을 적었던 친구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살 찔까봐 걱정했습니다.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한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물론 답변을 해 주시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번 파티는 어떤 목적으로 여신 것인지, 솔직히 전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보내주셨던 초대장과 저택에 있던 쪽지에 남겨진 한 줄의 글들은, 이 파티에 분명한 목적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도통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대받은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지만, 그들도 그다지 알고있는것은 없어 보였기 때문에, 저는 어제부터 절반쯤 포기한 상태로 있는 중입니다.

 공작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제가 행동했고, 또 행동하길 바랍니다. 그치만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아저씨'께서 절 대신 이곳으로 보내신 것은, 단순히 일에서 벗어나 쉬라는 취지는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전 대체 여기서 어떤 일을 했어야 했단 말입니까.


 알려주세요.제가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지난 시간동안의 파티,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많은 인연들을 만들고 가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정말로 잊지 못할 시간입니다.

 그때 이후로 의지하고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고 해서, 이번 파티는 조금 더 특별합니다.

 저 문을 나가 집으로 돌아가는 그 시간까지, 끝까지 웃으면서 지내길 바랄 뿐입니다.


 영광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공작님께 영원한 주의 자비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이 편지를 선물받은 만년필로 씁니다.

 필기감 상당히 좋네요.


 다음번에 일로 또 뵐 수 있다면, 그때도 잘 부탁 드립니다.



ps. 초콜릿 정말 맛있었습니다. 어디서 공급받으시는지 알고 싶네요. 하하.




 - C. 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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