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로 (Gyro) - 6_3

2014. 7. 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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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의 날씨는 여전했다. 하지만 달리는 발을 차마 멈출 수는 없었다.

이글거리는 땅을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딛고 나아갔다. 자동차 한 대도 움직이지 않고, 사람도 한명 지나가며 볼 수 없었다.

이 도시에 왠지 나 혼자 있는 것 같았다. 사실 혼자 있는게 맞을 것이다.


썬타임(SunTime)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태양의 열이 가장 강해지는 한 낮에 특히 18분~40분 동안은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워낙에 위험하기 때문에 때로는 경찰분들이 주의를 주시기도 한다.

그러나 그걸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비록 머리 위에서 폴리스봇(Police-bot)이 태양 빛을 가려주면서 따라왔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멈출 시간이 있다면 그 사이에 한걸음이라도 더 달리겠다. 어서 뮤시오에게 달려가야 한다.



++


상상해 봐.

당초 지금은 공기가 바싹 말라있어. 그런 공기를 가르며 달려왔어. 숨을 몰아쉴 때, 과연 숨이 쉬어질까?

경험을 해 보니 잘 알았다. 그럴 수 없다. 숨이 막혀오는것을 느꼈다.

폴리스봇의 하단부가 열리더니 산소마스크가 내려왔다. 덕분에 숨을 몰아 쉬었다.


진작부터 손에 쥐고 있던 스맙폰을 들고 뮤시오에게 걸었다. 잠시 후, 저택의 대문이 열렸다.



++



들어가보니,

길게 뻗어 나온 저택의 입구에 뮤시오가 앉아있는것이 보였다. 힘 없이 늘어뜨린 머리카락과 목. 하염없이 어깨만 감싸 앉아있었다. 지붕의 그림자가 그녀의 몸에 벗어난지는 한참 지났다. 뮤시오는, 보르졸 전용 소파위에 보르졸을 올려 놓은 채 뜨거운 태양 아래 줄곧 놓아 두었고, 그녀도 줄곧 그리 앉아있었다.

내가 온 걸 알고는 고개를 들었다. 눈가는 새빨갛다.

"이게 뭐야? 왜 밖에서 이러고 있는거야?"

내가 물었다. 그러자 뮤시오가 말했다.

"저택 안은 너무 추운 것 같아. 보르졸이 새파랗게 차가웠어. 가여운 보르졸. 냉방을 너무 세게 틀어 놓은거 아닐까? 메이드봇들, 무능하네. 보르졸이 딱딱하게 얼어버렸잖아."

부들부들 떠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아 살아서 우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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