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2011. 3. 26. 02:17
반응형

 노을이 지는 어느 날 오후. 시간은 5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소녀 G는 그를 만나지 못한 채 공원 옆 놀이터에 있는 외로운 그네를 타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활기차게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탔겠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흥이 나지 않는다. 언제나 옆에 있어주었던 M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공원 주변을 걸어다니며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오늘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발로 살짝 밀어가며 조용히 그네를 타는 소녀는 침울했다. M이 나타나지 않아 심심했다. 심심했고, 조용했다. 예전엔 이런것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이 조금 싫다.


 노을이 지는 어느 날 오후. 우울하게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 적막함이 너무하다.
 이런 날도 있다. 그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싫다. 알고 있어도 싫은걸 어떡해. 소녀는 고개를 세게 저었다.

 땅을 박 차고 일어났다. 그네를 타도 재미가 없다. 이 곳에 있는 것 보다는 걷는게 더 낫다.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반응형
LIST

'문[文] > [다리-TN]'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1  (0) 2011.07.09
28-2  (0) 2011.03.26
3-5  (0) 2011.02.24
3-4  (0) 2010.12.07

BELATED ARTICLES

more